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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09-03


식도락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Nature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 의해, 칼로리 제한이 원숭이의 수명을 궁극적으로 연장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니 말이다(# 1). 붉은털 원숭이를 대상으로 25년 동안 실시된 이번 연구는 "칼로리 제한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소식(小食)」 보다는, 「유전」과 「건강한 식생활」이 장수(長壽)의 지름길"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가설이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칼로리」라는 양적 지표보다는 「식단 구성(composition)」이라는 질적 지표가 장수의 기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단지 칼로리 섭취를 줄인다고 해서 수명이 연장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고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미 국립 노화연구소(NIA: National Institute on Aging) 재직 당시에 이번 연구를 설계한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돈 잉크램 박사(노인학)는 반문했다. 

연구의 내용 

일반적으로 붉은털원숭이는 평균 4~5살이면 성적으로 성숙하고 27세가 되면 사망한다. 그러나 간혹 40세 가까이 사는 원숭이도 있다. 연구진은 원숭이들을 14세 이하의 젊은 그룹과 16~23세의 나이든 그룹으로 나눴다. 그 다음 두 그룹에게 일반 원숭이들이 먹는 식단보다 열량이 30% 적은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관찰했다. 20년 넘게 원숭이들을 관찰한 결과, 소식한 원숭이들은 일반 원숭이에 비해 특별히 오래 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소식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원숭이들의 혈액을 채취하여 포도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검사했다. 그러나 혈액검사에서도 소식한 원숭이들이 일반 원숭이보다 건강하다는 뚜렷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콜레스테롤의 경우, 소식한 수컷은 일반 수컷에 비해 수치가 확실히 낮았지만 암컷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나이가 들어서 실험에 투입된 원숭이들은 포도당과 중성지방 수치가 확실히 낮았지만, 젊어서부터 실험에 투입된 원숭이들은 일반 원숭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여, “수명이 짧은 동물들(short-lived animals)을 대상으로 실시된 선행연구 결과와는 달리, 영장류처럼 비교적 오래 사는 동물에서는 소식이 꼭 수명 연장을 유도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영장류의 경우, 서식 환경, 영양소 구성, 유전적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혀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칼로리 제한과 수명 연장 

잉그램 박사가 NIA의 후원을 받아 원숭이 연구를 시작할 당시, 수명이 짧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칼로리 제한과 수명연장 간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인정되던 분위기였다. 예컨대 먹이를 덜 먹은 선충(nematode)은 수명이 연장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칼로리가 적은 먹이를 먹은 랫트는 나이가 들어도 털이 덜 빠지고 젊음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분자 수준의 연구에서는, "칼로리 제한(또는 이를 시뮬레이션하는 화합물)이 일련의 유전자발현 변화를 통해 노화 지연이라는 순효과(net effect)를 유도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2009년 위스콘신 국립 영장류 연구센터(WNPRC: Wisconsin National Primate Research Center)는 붉은털 원숭이를 대상으로 20년 동안 실시된 연구를 통해, "칼로리 제한이 실제로 원숭이의 수명을 연장시켰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2). 이 연구에 의하면, 칼로리 섭취를 줄인 원숭이들은 13%가 노환으로 사망한 데 비해, 대조군 원숭이들은 37%가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선행연구의 문제점 

그러나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 중 하나는, "WNPRC가 원숭이들에게 제공한 먹이가 건강식(healthy diet)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험군 원숭이는 먹이를 덜 먹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반론이 제기되었다. 즉, WNPRC가 원숭이들에게 제공한 먹이에는 28.5%의 설탕(sucrose)이 함유되어 있었는데, 이는 NIA가 제공한 먹이에 포함된 3.9%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였다. 또한 NIA의 먹이에는 어유(fish oil)와 항산화제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반해, WNPRC의 먹이에는 그런 영양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WNPRC의 연구를 지휘했던 릭 바인두르히 박사(노인학)도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가 사용한 먹이가 건강식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며 문제점을 시인했다. 

더욱이 WNPRC의 연구자들은 대조군 원숭이들에게 아무런 제약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먹이를 거의 무제한으로 먹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NIA의 연구자들은 대조군 원숭이들에게 정해진 양의 먹이만을 제공하였다. 그 결과 NIA의 대조군 원숭이들은 어른이 되자 NIA의 대조군 원숭이에 비해 훨씬 뚱뚱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WNPRC의 연구진은 `오래 산 실험군`보다는 `건강하지 않은 대조군`의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왜곡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가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의학계에서는 `칼로리는 모두 동일하다`는 도그마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칼로리에는 여러 가지 종류(건강에 이로운 칼로리, 건강에 해로운 칼로리)가 있으며, 동일한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어떤 종류의 칼로리를 섭취하느냐에 따라 원숭이의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잉그램 박사는 술회했다. 

한편, 마우스를 대상으로 「칼로리 제한과 수명과의 관계」를 연구해 온 연구자들은 상충되는 연구결과에 익숙해져 있는데, 그 이유는 마우스들의 유전적 다양성(genetic diversity) 때문이다. 이는 원숭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NIA가 실험에 사용한 원숭이들은 인도산과 중국산이 섞여 있는 데 반해, WNPRC가 사용한 원숭이들은 모두 인도산이었다. 

노화 연구의 향후 전개방향 

칼로리 제한의 분자적 효과는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칼로리 제한이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유해한 과정을 차단하고 질병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레스베라트롤(적포도주에 함유된 성분)이 활성화시키는 반응과 동일한 것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실험동물에 따라 핵심 경로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단일 분자경로에 존재하는 단일 유전자나 단일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빛이 바래어 갔다. 이에 대해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유전학)는 "수명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완전히 밝혀내려면 앞으로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그 동안 "칼로리 제한이 인간의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는 별로 없었다. 관찰연구에 의하면, 평균적인 체중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3).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니르 바질라이 박사(노인학)는 100세 이상까지 사는 노인들을 연구해 본 결과,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식단(diet)도 생활방식(lifestyle)도 아니며, 유전(genetics)"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끔씩 루이지애나산 가재를 즐기는 잉그램 박사는 바질라이 박사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수명은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을 거부하며, 칼로리 제한 일변도의 정량적 연구에서 탈피하여 식단 구성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정성적 연구에 매진할 예정이다. 

※ 원문정보: 
1. Mattison, J. A. et al. Nature http://dx.doi.org/10.1038/nature11432 (2012). 
2. Colman, R. J. et al. Science 325, 201?204 (2009). 
3. Berrington de Gonzalez, A. et al. N. Engl. J. Med. 363, 2211?22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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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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